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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유혹 / 유리바다-이종인 우리 한번 살며시 만나보면 안 될까요 주위의 시선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겨울처럼 해가 짧은 것도 서럽잖아요 누구의 시선에도 걸림 없을 당신과 나 이미 삭감할 수 없는 그리움만 깊어 계절도 어쩔 수 없이 간섭하지 못해 자꾸 자리를 양보하잖아요 저녁노을이 내리는 바닷가도 좋고 카페가 아닌 평범한 공원이어도 좋아요 예전처럼 어둠 깊은 보리밭에서 만나자 하는 것도 아닌데 서로에게 흉이 될 수는 없을 거예요 어느 날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인생에서 오는 순간의 충동도 외로움도 아니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북히 쌓이는 낙엽 같은 당신과 나의 이야기는 먼 타국에서 띄워보내는 엽서처럼 여전히 개봉되지 못하는 사랑인 것을요 우리 한번 망설이듯 조심히 만나보면 안 될까요 다른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해요 철없이 가슴앓이 하며 방황하던 시절도 황혼에 묻혀 깊이 잠들었어요 성숙한 당신과 나 조금은 수줍은 듯 가늘게 떨리는 손만 서로 잡고 인생을 이야기하면 되잖아요 단 하루만이라도 말이어요 어둠 깊은 밤이 부담스럽다 하시면 하늘이 우리를 훤히 내려다보는 대낮에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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