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사랑했던 여인들
네 번째 여인 늘 하얀 눈밭을 거닐듯
게슴츠레한 눈동자에 물기가 서린 여인
포도주를 즐겨 마시며, 시를 사랑한 여인
아무도 찾아와 줄 것 같지 않은 숲 속
통나무집 홀로 깊은 밤 장작불을 지펴놓고
소설을 읽으면서 자아를 찾았던 여인이었다네.
그 남자가 사랑한 여인들은
제각기 다른 사계의 꿈을 먹고 사는 여인들
누구 하나 미워할 수도, 버릴 수도 없이
아름답고 고고한 품격을 지닌 여인들
늘 같이 함께 하고 싶은 벗님들이었다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모두를 사모하고 모두를 사랑했던 것을
모두를 사랑했으니 끝끝내 모두가 이별이기도 한
아! 단 한 번도 나의 내 리를 떠나가본 적 없었던 여인들
오늘도 그 고왔던 뒤안길에서 살포시 미소 지어
평생을 두고 내 가슴에 영혼의 울림으로 남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