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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않은 편지 - 정 호승

소소리 바람 2009. 2. 19. 00:13

 




          부치지 않은 편지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은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