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방‥♡°

허(虛) - 김 남조

소소리 바람 2009. 2. 19. 01:52

 



      허(虛)


      .....어둡다
      내 영혼이 등불을 껐을까

      천 길의 물밑은
      벗은 가슴은
      얼고 얼어 유리(琉璃)가 되었을까

      눈물도 많으면
      바위까지 뚫는데
      가난한 나는
      눈물도 사랑도 너무 적었을까

      말은 가지 끝의 잎새
      생각만이 병(病)으로 깊어져
      묵언(默言)의
      밀밭되고

      사람을 구하느라 죽으신
      야훼의 그 아드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내 이름의 방(房)들이 잠기고
      열쇠를 잃었으니
      한일도 없네
      한일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