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송 . 칸초네 ♡°

Togh Lini - Nanni White Cross

소소리 바람 2010. 7. 30. 06:35

 

   
  

더 깊은 눈물 속으로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 방울
그 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