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요‥♡°

시인의 마을-정 태춘.박 은옥

소소리 바람 2010. 9. 7. 05:59

 

   
  

시인의 마을


창문을 열고 음 내다봐요
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 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 감고 들어봐요
먼 대지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장 던져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이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 맞아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 동무 돼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돼 주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이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 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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