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찬 이슬 내리는 새벽녘 들길을
살갗을 에이는 외로움과
멍울져 가는 쓰라린 기다림
마음이 아려 가슴 절절한 그리움을
온 몸에 휘어감고 새벽이슬
내리는 길을 초연히 걸어가는
한 사람이 있다
향기로 유혹하며 현혹 시켜
최면을 걸어 유혹속에서
기다림을 잠시 지연시키는
들에 핀 꽃 들도
그리운 이 기다리 듯
긴 목 세우고 세워
기약 없는 기다림에
아픔도 잊은 채
슬픔도 망각한 채
그리움에 허기진
두루미 한 마리도
산 허리에 휘어 감겨
유유히 떠 다니며
행여 홀로 가는 길이
외로울까 벗이 되어 주는
하얀 뭉게 구름도
하루 종일 밀어 내어도
가슴 가득 지배하고 있는
그리움과 기다림 외로움을
안아 줄 수 없음에
새벽 들길에 두 눈엔
이슬이 빗물 되어 흐른다
2007년 10월 8일
저녁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