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고 채우도 채워지지 않는
비워도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마음 깊은 곳 번뇌의 망상이
온 마음을 온 가슴을 헤집어
아픔이 채 사라지기도 전
또 다른 아픔으로 상처를 내어
할퀴고 할퀴 운다
지나 온 세월에 대한 회의와
슬픔으로 타 버린 가슴 속
허무함을 그 무엇이든
채우려 안간힘을 쓰는
불쌍한 영혼이 애처로이
울부짖으며 소리 없이
흐느껴 회한의 통곡을 한다
이미 텅 비어서 바람 소리만
간간히 들려 오는 가슴 이건만
아직도 비워야 할 비워야만 하는
가슴 한 구석 허무를 찾아
거리를 헤매는 텅 빈 영혼이
외로움을 밀쳐 내기 위해
가슴 한켠 쓰라림을 뒤로 한 채
오늘도 번뇌의 짐 하나
바람결에 홀연히 날려 보낸다
2007년 11월 25일
오후 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