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술은 삶에 대한 애착에
두잔술은 삶에 대한 회의에
세잔술은 사랑 하는 이가 그리워서
네잔술은 사랑 때문에 아파서
다섯잔은 외로워서
여섯잔은 허전해서
일곱잔은 집착 때문에
여덟잔은 집착 때문에 힘들어서
아홉잔은 모든 걸 지우기 위해서
열잔의 술은 모든걸 버리기 위해서
열한잔의 술은 이 모든 걸 다 비우고 비우기 위해서......
사람들은 저마다
아픈 사연 하나씩
마음속에 지니며
오늘도 술잔 속에
아린 상처 하나
지우고 버리고 비우기 위해
술잔에 채우고 쉼 없이 들이킨다.
때론 연인이 되어
때론 벗이 되어
그리 그렇게 말 동무 되어
하고 픈 말 되뇌이며
숨기고픈 얘기도 모두 드러내어
술잔과 얘기를 한다
쓰리고 아린 가슴을 달래며
아픈 내 마음을 안주 삼아
위로의 술잔 하나를
또 비우고 삼키면서
2007년 12월 8일
아침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