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 바람에 진한 향기 내어
근접한 모든 것이 향 내음에
취해 갈 길을 잃어버린
바람이 되어 곁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인다
강한 비바람에 혼신의
힘을 다해 쓰러지지 않으려
강인함을 피력하고
햇살이 내리 쬐는 날엔
온 몸을 맘껏 펼치며
지치고 지친 육신을
내어 맡기며
꽃잎 하나 하나에
고운 햇살 가득 가득 숨겨
다가 올 시련을 대비한다
꽃잎이 하나 둘 퇴색해서
향기 마저 차츰 차츰
먼 길을 떠나가고
들 판 어느 한 곳에 흔적만
덩그러니 남아
마지막 작별을 고 하는
순간까지 혼신을 다해
남은 향기 한 점 흩 날리며
허공 속으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별 여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