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
지금 껏 지나온 삶의 뒤안길을
뒤돌아 보니 가지 않아야 될 길을
망설임 없이 주저 없이 더 많이
걷고 걸어 아무 색깔도 아무향기도
나지 않는 무미건조한
그런 길을 걸어 지금 이 자리에
머무르고 있음을 발견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 하지 않고
되는대로 걸어 온 흔적 들이
눈 앞에 아스라히 펼쳐진다
절망과 후회의 늪이 거늘
회한과 번민에 가득 찬 그런 길이 었거늘
오히려 연민이 느껴지는 건 ..
몰랐었다
그냥 걷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면 후회가 없을 줄 알았다
그것이 인생이려니 했다
가시 밭길에 할퀴어지고 찔려도
상처도 아픔도 모르는 채 걸어 왔다
한번쯤 뒤 돌아 봐야 했다
그런데 속절없이 걷기만 했다
그리 살면 되는 줄 알고
후회의 암흑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불행이란 사슬에 고리를 매달고
이리 애달픈 길을 걸어 가리라곤
망각하고 살아 왔으니
지나온 길을 회상하니 입가엔
씁쓸함만 맴돈다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
이젠 두갈래 길에서 멈춤을 하리라
잠시 여유를 가지고 쉬리라
꽃들이 만발한 그런 길이 아니어도
가시와 바윗돌이 즐비한 그런 길은
두번 다시 걸어 가지 않으리라
삶에 무게에 지쳐 수심 가득한
얼굴이 아니라 만족감에 도취 되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묻어 나는 모습으로 남아 있는
그런 길을 걸어 가리라
오늘도 내일도 쉼 없이
길을 걸어 가야 한다
그 길이 정처 없는 길일 지라도
걷고 또 걸어 종착역에 머무를
때 까지.........
2007년 12월 9일 아침 8시